갑상선암 수술후기, 갑상선암에 걸려 암환자가 된 이야기 3편

갑상선암 수술후기 3편, 갑상선암 환자가 된 이야기가 계속 이어집니다. 앞서 수술 후기 2편에서는 일정을 확정하고 불안에 떨며 검사를 받은 후 폐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확인했고, 병원에 다시 방문해야 한다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병원에 가서 보니 폐만 문제가 있던게 아니였습니다.

지난 이야기

갑상선암에 걸려 암환자가 된 이야기 1편

갑상선암에 걸려 암환자가 된 이야기 2편

갑상선암만 문제가 아니였다.

폐와 심장도 문제라고?

신촌 세브란스 병원에 도착해서 찾아간 곳은 수술협진센터라는 곳이었습니다. 그곳에서 심장내과와 호흡기내과 진료를 추가로 받았습니다. 심장내과에서는 심장이 좋지 않다는 이야기를 했고 암 수술을 하는데 있어 문제가되는 수준은 아니라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그리고 문제의 호흡기내과에서는 폐 CT 상에서 결절이 보인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이런 경우 대부분 과거에 호흡기 관련 병(예를 들면 결핵이라던지)을 앓았을 확율이 높다고 했습니다. 크게 걱정은 안해도 될 것 같다고 하며 혹시 모르니 추후 추적 검사를 진행한다고 알려줬습니다. 결과적으로 다른 문제는 더 발생되지 않은 것이었습니다. 병원에서 연락을 받은 이후 1주일 가량 마음 고생을 한 것 생각하면 정말 다행인 결과였습니다. (이후 나중에 결절이 더 커졌습니다.) 이제는 정말로 수술 전 할 수 있는 것은 모두 다 끝나고 차분히 기다리는 일만 남았습니다.

갑상선암 때문에 너무 정신없이 지나간 3주였습니다. 수술 일정까지 다 나오고 나니까 잠깐 한 숨 돌릴 수 있었습니다. 모든 정리는 다 끝낸 상태였고 이제 약간의 안정도 찾았습니다. 마지막으로 회사와 가족들에게 알리는 일이 남았습니다.

가족과 회사에 알리다.

회사에는 갑상선암에 걸려서 병원에 다녀온 것들 수술 일정 등 그동안 있었던 일을 설명하고 휴직 신청을 했습니다. 이미 알아본 바에 의하면 수술 후에 목소리가 한 달 정도는 정상적으로 나오지 않을 것이라는 정보를 접했었습니다. 그래서 휴직 기간을 한 달로 잡았습니다. 그리고 부모님께도 알렸습니다. 회사와 마찬가지로 수술 일정이랑 지금까지 준비해온 것들을 설명해드렸습니다. 이 때 저는 감정 기복이 있을 줄 알았는데 의외로 덤덤하게 잘 말씀드렸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수술 후 거의 두 달 가까이 되서야 목소리가 정상으로 돌아왔습니다.)

일정이 앞당겨 지다.

8월 초에 한 번 더 병원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먼저 있던 수술 일정이 취소되서 1주일 가량 더 땡겨서 수술을 진행 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당연히 저는 더 일정을 앞당겨서 수술 받겠다고 했고, 그렇게 해서 최종적으로 최초 일정보다 1주일 더 빠르게 수술받을 수 있게됐습니다.

마지막 기다림.

일정이 다 확정 된 이후에는 이상하게 감정적, 정신적 동요가 사라졌습니다. 불안감 마저 사라지고 매우 덤덤하게 갑상선암 수술 입원 직전까지 지냈던 것 같습니다. 암에 걸린 것을 알고 난 이후 정말 미친듯이 정신 없이 보내와서 그런지 차분해지고 마음은 평화로워졌던 것 같습니다. 이제 운명에 맡기는 수 밖에 없다고 생각했던 것일까요? 그나마 가장 덜 위험한 암이라고 하니 그 와중에 조금은 안심을 했던 것 같습니다.

입원과 수술

입원과 갑상선암 수술 후기

입원시 병원에서 필요한 것들을 준비했습니다. 목 부분에 수술 흉터가 생기니 흉터와 관련된 스카케어 제품들을 알아보고 입원 기간동안 필요한 것들을 찾아봤습니다. 스카케어들은 가격이 장난아니게 비싸서 수술 후 직구를 주로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3박 4일 일정으로 입원 예정이라 슬리퍼와 수건, 비누, 칫솔, 치약, 휴대폰 충전기, 속옷 등을 챙겼습니다. 저는 막 여러가지 싸들고 다니는것 자체를 싫어해서 만약 부족한 것이 있으면 사서 쓰자라는 마인드로 최소한의 개인 물품과 휴대폰 충전기만 들고 입원했습니다. 단, 빨대는 꼭 챙기세요. 물마실때 빨대 필수입니다.

원래는 1인실 입원을 할려고 했는데, 실손 보험 적용이 안된다고 해서 1인실은 포기하고 2~3인실을 알아봤으나 빈 입원실이 없어 어쩔 수 없이 6인실을 선택했습니다. 수술 당일 빼고는 혼자 있었고 이어폰 귀에 꼿고 하루 종일 휴대폰만 했으니 사실상 1인실이나 6인실 차이가 없었습니다. 다만 화장실은 불편했습니다.

담당 의사 선생님이 오셔서 내일 아침 첫 수술 일정으로 진행한다고 이야기를 해줬습니다.

‘그래 차라리 가장 빨리 수술해서 회복하는게 낫지!’

다른 사람들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저는 수술 전날에 매우 편하게 잠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걱정이나 동요도 없었고 뒤척이지도 않고 편안하게 잠에 들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아침 일찍 일어나서 대충 씻고 바로 수술실로 이동했습니다. 누워있는 상태로 천장을 보니 성경 문구가 써 있던 것으로 보였습니다. 안경을 쓰지 않아서 어떤 글귀인지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잠시 후 진짜 수술실로 이동했습니다.

갑자기 너무 추워지면서 온몸이 바들바들 떨렸습니다. 그리고는 꿈을 꿨던 기억이 있습니다. 정말 달콤하고 좋은 꿈이었던것 같습니다. 기억은 나지 않지만 굉장히 기분이 좋았는데 누군가가 저를 부르면서 얼굴을 흔들었고 그렇게 저는 깨어났습니다.

바로 목에 통증이 올라왔는데 목소리는 안나오고 손을 들었더니 간호사가 저에게 왔고 저는 두 팔로 목이 아프다는 행동을 했습니다. 간호사님이 진통제 놔줄테니 조금만 참으라고 했습니다. 목이 너무 아파서 진통제를 주기 전까지 많이 힘들었습니다. 그리고 통증과 꿈 꾼 기억이 함께 섞여 저의 멘탈은 완전히 박살나버렸습니다.

수술 받기 전과 받은 후는 수면 내시경 받은 것과 100% 완전히 똑같았습니다. 눈 감고 떳더니 다 끝나있었네요. 수술시간은 2시간 정도 걸렸다고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회복실에서 다시 입원실로 돌아오고 다행히 통증도 진통제를 맞은 이후에는 빠르게 사라졌습니다.

저녁에 수술을 집도하신 의사 선생님이 오셔서 수술은 매우 잘 됐고 회복만 잘 하면 된다고 하셨습니다. 암이 피막을 뚫었다고 했고 다행히 주변부 전이는 없었다고 잘 회복만 하면 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간호사님이 주의 사항으로 기침을 최대한 참으라고 알려줍니다. 기침하면 수술부위 터진다고 최대한 무조건 참으라고 합니다. 수술받은 날 저녁까지 물도 제대로 마시지 못했습니다. 저녁 식사는 죽으로 나왔고 물은 최대한 조금씩 마시라고 주의사항을 알려줬습니다. 하지만 물을 한 모금 마시는 순간 사래가 걸려버렸네요. 강제로 억지로 기침을 최대한 참으면서 물을 마시는데, 마실때마다 사래가 걸려버립니다. 물마시는게 제일 힘들었습니다. 그리고 약 한 알 먹는것도 너무 힘들어 입원기간 내내 너무 힘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수술 다음날이 되자 어제보다 훨씬 더 좋아짐을 느꼈습니다. 통증도 거의 사라졌고 밥을 먹거나 물을 마시는것도 조금 더 좋아졌습니다. 하지만 잠시라도 주의하지 않았더니 바로 사래가 걸려버립니다. 목소리는 쇳소리만 나와 의사소통은 여전히 불가능한 상태였습니다.

이틀이 지났습니다. 확실히 첫 날보다 많이 좋아졌고 저녁식사도 일반식으로 바꿨습니다. 여전히 음식이나 물 삼키기는 어려웠지만 하루하루 굉장히 많이 좋아짐을 느꼈습니다.

갑상선암수술후기_산책중
이틀 후 병원 옥상 산책도 했다.

나흘간의 입원 생활이 끝나고 퇴원날이 되었습니다. 수술 직후랑은 비교 할 수 없을 정도로 회복됐고, 말로 의사소통이 가능한 정도가 됐습니다. (여전히 말하기는 힘들었습니다.) 퇴원전 정산을 했는데 총 비용이 약 225만원 정도 나왔습니다. (신촌 세브란스 병원 입원, 수술비 그리고 급여 비급여 모두 포함) 그리고 약과 몇가지 흉터 케어 용품 등등 한보따리를 챙겨들고 병원비 정산을 하고 저는 그렇게 집으로 돌아왔고 이후 약 한 달간 집에서 요양을 하면서 지냈습니다.

마무리

7월 초부터 8월 말까지 약 2개월간의 시간이 정신 없이 지나갔습니다.

갑상선암 수술 후기도 이번 편이 마지막이네요. 암은 수술이 치료의 시작이라고 하는데, 수술 이후 치료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첫 걸음을 뗀 것이나 마찬가지였습니다. 전이는 없었지만, 암 상태가 좋지 않아 예방 차원에서 방사선 요오드 치료도 함께 받았습니다. 이 부분은 추후 다시 정리해볼까 하는데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다른 분들의 갑상선암 수술 후기를 찾아보니 저는 운이 좋았던 것인지 전이도 없었고 수술도 일찍 끝났 것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갑상선암 수술 후기에 대해 한 줄 요약해 봅니다.

‘수면 내시경 받은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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