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스타프 말러(1860년 7월 7일 – 1911년 5월 18일)는 19세기 오스트리아-독일 전통과 20세기 초의 모더니즘을 잇는 가교 역할을 했습니다. 그는 후기 낭만주의 작곡가이자 지휘자로서 활동하며, 작곡가로서는 그의 음악이 그다지 인기를 얻지 못했습니다. 말러의 음악은 나치 시대에 유럽에서 공연 금지 등 무관심한 시기를 거쳐야 널리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말러는 자신의 시대보다는 훨씬 뒤에 인정받을 작곡가였으며, 그의 작품들은 대중적으로 인정되기까지 시간이 걸렸습니다.
말러의 교향곡들 중에서 1번과 5번이 특히 한국 클래식 팬 들로부터 사랑받고 있으며, 박찬욱 감독의 11번째 영화인 ‘헤어질 결심’에 5번 교향곡 4악장 ‘아다지에토’가 삽입되어 대중적으로도 크게 인기를 얻게 된 계기가 됐습니다. 2023년 6월 잠실의 롯데콘서트홀에서 공연하는 시울시향의 말러 교향곡 5번의 티켓팅이 순식간에 마감 될 정도였습니다.
말러는 다섯 번째 교향곡에 대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 교향곡은 열정적이고 거칠고 비극적이며 엄숙한 인간의 모든 감정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이 교향곡은 음악이라는 예술 형식을 통해 사람들의 마음속에 감정을 전달합니다. 이 교향곡은 형이상학적인 질문을 다루지 않습니다. 이 교향곡은 이러한 감정을 완벽하게 표현하고, 그 자체로 완성된 4악장의 교향곡이 될 것입니다.” 나중에 말러는 아내인 알마 쉰들러를 염두에 두고 새로운 아다지에토 악장을 삽입했습니다. 새로운 악장은 곡의 구조를 크게 바꾸지 않으면서도, 곡의 전체적인 분위기와 느낌을 더욱 깊게 만들어주었습니다. 이렇게 말러는 자신의 원래 아이디어에서 약간 벗어나면서도 곡 전체의 완성도를 높였습니다.
구성
1악장 (1부): Trauermarsch. In gemessenem Schritt.
전쟁으로 인해 유럽은 혼란의 시기를 겪었습니다. 이러한 혼란은 국가 간의 갈등, 인종 차별, 그리고 신념의 상실 등을 일으켰습니다. 이러한 분열감은 말러의 음악에서도 드러나며, 특히 1악장의 시작 부분인 ‘장송 행진곡’은 죽음의 상징적인 의미와 함께 분열된 국가의 상황을 상징합니다. 이 곡은 트럼펫의 팡파르 솔로로 시작합니다. 이는 작곡가가 이 곡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기 위해 선택한 것입니다. 작곡가가 이 곡을 통해 전쟁의 상황을 담았음을 보여줍니다. ‘장송 행진곡’ 또는 ‘죽음의 행진곡’이라는 주제는 말러의 작품 곳곳에 등장합니다. 이 작품은 트럼펫의 팡파르 솔로로 시작하는데 이는 매우 드문 일입니다.
2악장 (1부): Stürmisch bewegt. Mit größter Vehemenz.
이 악장은 사실상 첫 번째 악장으로 간주될 수 있습니다. 소나타 형식을 따르고 있으며, 실제로 연구용 악보의 첫 번째 버전에서는 도입부에 반복적으로 표시되어 있습니다. 이 악장은 높은 음과 낮은 음의 조화로 시작되며, 이어지는 부분에서는 새로운 음악적 아이디어가 소개됩니다.
3악장 (2부): Scherzo. Kräftig, nicht zu schnell.
이 곡은 말러 교향곡 중에서도 가장 긴 스케르초 중 하나로, 819개의 마디로 이루어져 거의 17분에 달합니다. 하지만 그 길이에 비례하여 그 안에는 교향곡의 중심을 형성하는 방대한 악장들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곡에서 스케르초는 보통 교향곡에서 가장 짧은 악장이지만, 이 곡에서는 가장 긴 악장으로, 단독으로 2부를 형성합니다.
4악장 (3부): Adagietto. Sehr langsam
말러의 모든 교향곡 중에서 4악장 아다지에토는 아마도 가장 널리 알려진 곡일 것입니다. 다른 악기는 모두 쉬고 현악기와 하프만 연주하는 매우 아름다운 악장으로, ‘현과 하프를 위한 곡(가사가 없는 곡)’으로 묘사되기도 합니다. 매우 느리게 연주되며, 현악기와 하프만으로 연주되는 아름다운 멜로디와 하모니가 특징입니다. 말러는 이 악장을 자신의 아내, 알마 쉰들러에게 바칩니다. 이 악장은 알마에 대한 말러의 사랑과 그녀와의 삶에서의 특별한 순간들을 기념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악장은 또한 누구나 느낄 수 있는 사랑과 아름다움의 순수한 감정을 표현하는 데 성공한 악곡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곡이 전체 교향곡의 분위기를 달리하는 이유는 이전 악장들에서 느껴졌던 분열과 상실감에서 벗어나 새로운 감정을 불러일으키기 위함입니다. 이전 악장들과는 달리, 이 곡에서는 전쟁의 그림자와 상실감이 사라지고, 아름다운 사랑의 순수한 감정만이 그 대상이 됩니다. 이 악장은 전체적으로 매우 조용하게 연주되며, 천천히 진행되는 현악기와 하프의 소리가 듣는 이들을 아름답고 차분한 세계로 이끕니다. 이 곡은 전체적으로 매우 감성적이며, 여러 가지 해석이 가능합니다. 많은 연주자들은 이 곡을 슬픈 이별의 감정으로 해석하기도 하지만, 또 다른 연주자들은 사랑의 순수한 감정으로 해석하기도 합니다.
5악장 (3부): V. Rondo-Finale. Allegro giocoso
"론도"라는 제목을 가진 피날레는 말러의 교향곡 5번의 마지막 악장입니다. 이 곡은 밝고 환희에 찬 음표와 함께 강한 긍정적인 메시지로 교향곡을 마무리합니다. 이전 악장들에서 느꼈던 분열과 상실감에서 벗어나, 새로운 감정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작곡가는 이 악장에서 전환점을 만들었습니다. 트럼펫의 팡파르 솔로로 시작되는 1악장의 죽음의 이야기는 5악장 마지막에 웅장한 코랄로 승리의 결말을 맺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