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상선암에 걸려 암환자가 된 이야기 2편, 갑상선암 수술후기

갑상선암에 걸려 암환자가 된 이야기 2편을 시작합니다. 이번 편에서는 갑상선암 치료를 위한 병원 찾기와 수술 받은 내용, 그리고 증상을 정리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갑상선암이 있다고 알게된 순간부터 수술받는 날 까지 어떻게 혼자서 모든 것을 다 했는지 신기하긴합니다.

갑상선암에 걸려 암환자가 된 이야기 1편

갑상선암

신촌 세브란스 연세 암병원 옥상 정원

암은 시간과의 싸움

병원을 찾아보면서 알게된 사실인데, 갑상선암은 종류가 한 가지가 아닙니다.

갑상선 유두암, 여포암, 수질암, 미분화암

“갑상선유두암”은 일반적으로 많이 알고 있는 착한 암(그래도 암은 암입니다) 이라고 불리우는 갑상선암, 전체 갑상선암 환자의 90%가 여기에 해당된다고합니다. 나머지 10%는 갑상선여포암, 갑상선수질암, 갑상선미분화암이 있습니다. 이 나머지 10%정도의 갑상선암들은 예후가 좋지 않고 위험하다고 합니다.  이들에 대한 더 많은 정보는 검색을 해보시면 알 수 있습니다.

갑상선암은 별다른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대부분이 저 처럼 다른 검사를 하다가 우연히 발견되어 암환자가 되는 경우가 많다고하며, 증상이 나오거나 혹이 목에서 만저지거나 보일정도라면 이미 많이 진행이 된 경우가 많다고합니다. 이게 암이 가장 무서운 점인데, 암이 한참 진행되고 있고 심지어 전이가 된 상태인데도 자각증상을 느끼기가 어렵다고 합니다. 저 역시 자각증상은 전혀 없었고 갑상선 혈액 검사도 전혀 이상이 없는 상태였습니다. 백신 부작용이 없었으면 그냥 모르고 지나쳤을 확율이 매우 높았을 것 같습니다.

사람들의 인식은 “갑상선암 = 유두암”이라는 인식이 대부분이라서 상대적으로 그 무게감이 덜 하다고 생각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암은 암인지라 당사자 입장에서는 착한암? 그런거 없습니다. 무조건 최대한 빠르게 병원 잡아서 수술 받는 것을 목표로 준비하고 달렸습니다.  가족이나 회사에 알리고 위로 받고 설명할 시간에 수술부터 받자는 생각뿐이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종합병원에서 암 진단을 받고 수술을 결정하기 까지 보통 1개월 이상 걸린다고 하는데, 저는 동네 일반 외과 의원을 이용해서 암 진단을 받고 수술을 결정하기까지 7일 밖에 걸리지 않았습니다. 검사 결과가 나오는 7일 동안 기다리기만 한 것은 아니고 검사를 받은 다음날부터 암이라고 확신하고 바로 수술일정을 잡기 위해 수술할 병원을 찾아봤습니다.

인터넷과 뉴스 명의 관련 정보등을 바탕으로 알게된 내용 중 대표적인 서울의 갑상선암 병원을 정리하면 대충 네 곳의 병원으로 요약이 가능했습니다.

  • 고대안암병원 (로봇수술)
  • 강남세브란스 병원
  • 신촌세브란스 병원
  • 일산 차병원

일산 차병원은 대표적인 갑상선암 명의가 계시는 병원이고, 강남세브란스는 그 명의분께서 차병원으로 옮기시기전에 계셨던 병원이었습니다. 신촌세브란스 병원도 명의가 계셨고, 고대안암병원은 로봇수술 명의가 계셨고요. 어떻게 하다보니까 명의가 계신 병원만 찾은 것 처럼 보이는데, 저는 이 네 곳의 병원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했던게 집에서 가까워야했습니다. 그래서 일단 세브란스와 차병원은 우선순위에서 뺐습니다. 암 치료는 일단 수술하고 시작이라는 정보를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항암 치료하고 통원하고 하려면 무조건 집에서 가까운 곳이 최고입니다.

그래서 제가 제일 처음에 진료를 본 곳은 노원구 공릉동에 있는 “원자력병원” 이었습니다. 가장 빠른 날짜에 가장 가까운 암 전문 병원이 원자력병원이었고 집에서 자차로 15분 정도 밖에 걸리지 않았으며, 갑상선암 수술 후기도 좋았던 병원이었습니다. 총생검 결과가 나온 후 3일 후 쯤에 첫 진료를 받았으니까 약 열흘만이었습니다.

진료를 위해 미리 동네 외과 의원에서 총생검 결과지, 조직검사 슬라이드 3개와 (진료받을 각각의 병원에 제출해야함, 돌려주는 병원도 있고 돌려주지 않는 병원도 있습니다.) 갑상선 초음파 영상 CD를 받아서 함께 가지고 갔습니다.

외래 진료 결과는 예상대로 갑상선암 확율이 거의 95% 이상이고 수술 해야하며, 수술전 검사(CT, 심전도 등등)도 병원에 세 번 방문해서 받아야된다고 합니다. 그렇게 수술 일정을 3주 후에 잡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하지만 이 병원에서는 별로 수술을 받고 싶지 않았습니다. 담당 의사 선생님이 저랑 안맞았습니다. 친절하거나 실력이 뛰어나고는 저에게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담당 의사와 대화 해보고는 그냥 저랑 잘 맞지 않는 것 같은 생각만 들었습니다.

다음으로 신촌 세브란스 병원에서 진료를 받았습니다. 예약한 일정이 그로부터 약 1주일 후 오전 9시쯤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예약 당시에 유명하신 명의 선생님보단 무조건 빠른날짜에 잡아달라고 해서 예약을 잡았습니다. 어차피 명의라도 나와 잘 안맞으면 아무 소용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냥 무조건 빠른 진료 날짜를 최 우선으로 예약을 했습니다.) 이 날 진료를 봐준 교수님은 정말 에너지 넘치셨던 분으로 진료실 들어가서 딱 3마디 해보고 느꼈습니다.

“이 분한테 수술 받자!”

진료 결과는 역시 갑상선암 확율이 매우 높고 수술 무조건 해야하고, 바로 중증 등록한 후 수술 일정을 약 1개월 후로 확정하고 수술전 검사는 온 김에 다 받고 갈 수 있게 해줍니다. 이게 정말 최고였습니다. 그냥 외래 진료 당일 원스톱으로 다 수술 전 검사 끝, 림프절 쪽에 부워있는 것이 보인다고 추가 새침검사하고 혈액검사, 심전도검사, 엑스레이, CT검사 까지 다 첫 진료 받는날 다 끝낼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 검사까지 다 끝나고 병원을 나오니까 17시였습니다.

마지막으로 그로부터 또 1주일 후에 고대안암병원을 찾았습니다. 진료를 받고 나서는 신촌세브란스에서 수술 받기로 최종 결정을 내립니다. 세 곳의 병원에서 진료를 받으면서 느낀 사실은 “의사의 실력이 중요하지만 환자가 느끼는 불안감을 얼마나 낮춰주는가?”는 더 중요한 것 임을 알았습니다. 세 병원의 의사 선생님 모두 유명하시고 뛰어난 분이었지만, 내가 느끼는 의사에 대한 신뢰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할까요?

수술 날짜를 확정했으니 수술 날만 기다리면됩니다. 수술까지 약 1개월 정도가 남았는데, 앞서 다른 환자의 수술일정이 취소되면 조금 더 당겨질 수 있다고합니다. 추후 별 기대는 하지 않았는데 수술 2주 전에 1주일 빠른 일정이 생겼으니 바꿀 의향을 묻는 연락이 와서 1주일을 더 빠르게 수술 받을 수 있게됐습니다.

나름 빠르게 수술 준비를 찾아보고 진행했다고 생각했는데 그래도 1개월이나 기다리는 것은 정신적으로 좀 힘들었습니다. 수술 날짜 기다리는 동안 암이 더 커져서 전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계속 머릿속에 맴돕니다. 그렇게 1주일 후 전혀 예상하지 못한 연락을 받게됐습니다. 수술전 검사을 받은 결과가 나왔는데 폐에 문제가 있어보인다는 겁니다. 그리고 호흡기내과 진료를 받아야하니 1주일 후에 진료 예약을 해줍니다.

별의 별 생각이 머리속에 가득차, 병원으로 부터 연락 받은 당일은 극도의 불안 상태가 되어 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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